방송 | [아트룸 뉴스] 정 경의 아티스트 시선 제1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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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perama 작성일2023-09-25 조회1,136회본문
수많은 이해관계 때문에 삼켜왔던 문화예술계 이슈를 아티스트이자 예술경영학 정 경 박사(Ph.D)의 균형 잡힌 시선으로 만나봅니다.
“예술의 길을 묻다. 아티스트 시선”
- 제12장
1900년대에 활동한 성악가 알렉산더 키프니스는 자신의 독집 앨범에 반주자의 이름이 함께 적힌 것을 보고 크게 화를 냈습니다. 주인공인 자신의 이름이 반주자와 함께 기입된 사실 자체가 스스로의 명성과 품위에 크나큰 오명이라고 여긴 것입니다. 이처럼 독주자의 앨범에 [피아노 반주 협연]이라고만 표기되고 반주자의 이름은 익명 처리되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앞서 소개한 알렉산더 키프니스 앨범에 적혀 있던 반주자는 영국 피아니스트 제랄드 무어입니다. 그는 솔로 독주회를 단 한차례도 가지지 않고 평생을 반주자로 활동한 피아니스트였습니다. 스스로 돋보이기를 원하던 피아니스트가 대다수인 분위기에서 그의 독특한 행보는 점차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당대 최고의 가수들은 그와 함께 협연하기를 원하게 될 정도였죠. 심지어 제랄드 무어가 젊은 예술가와 무대에 오르면 당대 음악계와 관객들은 "새로운 별이 떠오를 조짐"이라고 여길 정도였습니다. 주연은 아니었지만 수많은 주연을 일약 스타덤으로 끌어올린 것이죠.
반주는 단순히 주연을 받치고 배경을 깔아주는 역할이 아닙니다. 오히려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려주고 약점을 커버하여 훨씬 큰 빛을 발할 수 있게 만드는 자리입니다. 따라서 스스로의 기술적 역량 연마와 발휘에 집중하는 솔로 피아니스트와는 확연히 다른 음악성과 음색이 필요하며, 주인공을 이끄는 구도자의 역할 또한 요구되는 자리입니다.
판소리에는 “1고수 2명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소리를 담당하는 이가 아닌, 소리북을 치는 연주자의 비중이 더 크다는 뜻입니다. 대학 입시를 비롯해 오페라 코치, 리사이틀 및 앙상블, 방송, 앨범 등 반주자의 존재감과 중요성은 수 많은 공연과 작품에서 다양한 형태로 드러납니다. 이들의 처우와 환경이 개선된다면 전반적인 무대의 완성도, 나아가 공연의 질적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고스란히 체감하는 것은 다름 아닌 관객들일 것입니다.
아티스트 시선, 정 경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문화예술뉴스 <아트룸> 32회는 하단의 링크에서 시청가능합니다.
➡️ 바리톤 정 경 [Claudio Jung Official]: https://youtu.be/2FbcKRkCe_Y
➡️ 한경arteTV: https://youtu.be/tBhMN1Qv7x4?si=OXCWUXNQ-bv9kUV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