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아트룸 뉴스] 정 경의 아티스트 시선 제2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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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perama 작성일2023-12-25 조회1,504회본문
수많은 이해관계 때문에 삼켜왔던 문화예술계 이슈를 아티스트이자 예술경영학 정 경 박사(Ph.D)의 균형 잡힌 시선으로 만나봅니다.
“예술의 길을 묻다. 아티스트 시선”
- 제25장
오케스트라는 유럽에서 태동한 대표적인 문화유산입니다. 오페라는 소수 부르주아 계급층의 왕래를 통해 질적 성장이 이루어졌지만, 오케스트라는 유럽 관료 제도와 시민 사회 제도 속성을 함께 품으며 발전을 이어나갔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에도 미국, 아시아 등에서 열리는 오케스트라 투어는 유럽의 가장 중요한 문화 수출 상품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올 한 해, 십여개의 유럽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이 이루어졌습니다. 코로나 시절이 일단락된 시점이라고 해도 유례없는 숫자였기에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이름만 들어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 영국 런던 필하모닉, 네덜란드 로얄 콘체르트 헤바우 오케스트라 등 세계 최정상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우리나라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화려한 공연 라인업은 연초부터 음악 팬을 설레게 했지만 동시에 지나친 출혈경쟁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협연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의 최고 티켓가는 55만 원, 빈 필하모닉은 48만 원, 로얄 콘체르트 헤바우 오케스트라는 45만 원으로 그 중, 전석 매진을 기록한 악단은 베를린 필하모닉뿐이었습니다.
현재 우후죽순처럼 이루어지고 있는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티켓가격은, 과연 납득할 만한 수준인 것일까요? 이 고가의 티켓은 대부분 최근 이익을 많이 낸 은행들이 앞다퉈 구매했다고 합니다. A 은행은 지난 6일 빈 필하모닉 공연을, B 은행은 오는 12일 로얄 콘체르트 헤바우 오케스트라 공연을 전석 구매했습니다. 이 입장권들은 모두 기업의 주요 고객과 사내 임직원에게 제공되었는데요. 아직 저변이 충분치 않은 국내 클래식 시장에서는 불가피한 일인지도 모릅니다만...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의 수요와 공급 추이가 너무 많은 변수로 인해 어느 지점에선가 어긋나버린 듯한 느낌입니다.
미필적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예술 그 자체로서의 본질과 순수성은 물론, 완성도 높은 문화예술을 향유하고자 하는 수요자의 접근까지도 저해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문제를 사유합니다.
첫째, 인지도를 갖춘 유명 아티스트와 협연 없이도 오케스트라가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
둘째, 기업이나 은행과 같은 후원사 매입 티켓 비율을 제한하여 클래식 애호가는 물론 일반인의 접근 장벽을 낮추는 방안.
셋째, 일방적으로 유명 오케스트라 공연을 수입해오는 것이 아닌, 우리 악단도 그들의 땅에서 공연할 기회를 만드는 방안을 말입니다.
아직 구체화하여 시작하지 못했을 뿐, 해볼 수 있는 일들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문화예술뉴스 <아트룸 뉴스> 45회는 하단의 링크에서 시청가능합니다.
➡️ 바리톤 정 경 [Claudio Jung Official]: https://youtu.be/sdFB6cgdC5k
➡️ 한경arteTV: https://youtu.be/nXqCmAfXrCo?si=s9mF7hLnhnzmfPj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