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 교수의 오페라마]예술경영, 작품과 상품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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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perama 작성일2019-07-24 조회2,642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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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현대경제원은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연평균 생산유발 효과를 5조 6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흥미로운 것은 대중문화 한 팀의 가치가 대한민국의 2018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인 5조 2578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으로 인해 한국에 방문하는 관광객을 약 80만 명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우리나라 세종특별자치시 공식 인구의 3배 달하는 인원이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기초예술 종사자가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딴따라, 이른바 수준 낮은 광대에 지나지 않았다. 기초예술가가 대중음악과 춤을 바탕으로 공연하면 가차 없이 이단아, 그리고 비주류로 낙인이 찍혔다.
우리나라의 해묵은 갈등 중 하나인 지역감정과 같이, 기초예술인들은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되 대중문화는 업신여기는 '장르감정'을 빚어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수면 위로 드러난 예술계의 양상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기초예술대학은 수도권에서 먼 지방쪽부터 정원 미달이 발생하고,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관련 학과들이 줄이어 폐지됐다. 이에 반해 미디어와 대중문화의 인재를 양성하는 실용예술과는 점차 학과가 확대되었고, 입시 경쟁률 또한 높아졌다. 이에 그치지 않고 대중문화는 각종 최신 매체와 플랫폼을 통해 한류를 만들어냈고, 이는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거대한 문화적 축(axis)이 되었다.
기초예술가들은 뒤늦게서야 문화융성의 국정기조 아래 고전예술의 대중화를 선포했지만 지금까지의 흐름만 놓고 보자면 고전의 대중화는 실패에 가깝다. 기초예술과 대중문화의 간극은 더욱 벌어지고 있으며, 현대사회에서 고전의 존재는 점차 구시대의 화석처럼 굳어지고 있다.
과연 이에 대한 대책이 존재할 수 있을까? 사견이지만, 먼저 클래식은 대중화되어서는 안 된다.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대중문화의 행보를 쫒는 대신, 확실한 입지 구축을 통해 고전예술이 곧 고급예술임을 지속적으로 어필해야 한다. 즉 고전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어렵고, 지루하며,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만 만날 수 있는 환상적인 예술 그 자체로 존재해야 한다.
둘째로 단계별 맞춤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고전 예술에 대한 기초예술 전공자와 대중의 인식 차이는 그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대중이 기초예술을 처음 접할 때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중간 단계가 필요한 것이다.
셋째로 기초예술과 대중문화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삼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이 절실하다. 기초예술은 대중문화가 태어난 모체로서 품격과 자부심을 온존한 채 유입되는 대중에게 고전의 매력을 전달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현재 무대 위 예술은 예술가의 실연을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와 같은 고착화된 공연 구조에서 필연적으로 결핍되는 요소가 바로 '소통'이다. 이를 역으로 읽으면, 공연 중에 관객과 실연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자유로운 소통이야말로 고전예술에 부재하는 소통에 대한 해소책임을 깨닫게 된다.
어떤 소통과 문답이 오갈 지 예상하기 어렵기에 이는 무대위의 실연자에게 있어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삼아야만 예술가는 객관적이고 대중적인 잣대로 다음 무대에 올릴 스스로의 예술에 대해 바라보고, 숙고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또한 기획자 역시 결핍된 부분을 채워가는 보다 발전된 기획이 가능해지며, 연출자는 관객의 입장에 이입하여 긴장을 풀지 않을 것이기에 작품, 나아가 공연 전반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예술상인을 자처하며 매년 약 120여 회, 정기적으로 융합 플랫폼 장르인 오페라마(Opera+Drama=OPERAMA)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공연 마지막 코너인 'Q&A'를 통해 관객의 흥미로운 질문을 독자에게 소개하고, 그에 따른 대답을 이번 칼럼에 기고하고자 한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올바른 언론, 저널리즘의 본질은 유권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현시대 고급예술이라 자위하는 기초예술가에게 공적인 무대에서 질문하고 답을 듣는다는 것. 아주 단순하고 기초적인 소통일 것이나 이러한 예술경영학적 과정이 쌓여 흐름을 만들어 나간다면 기초예술을 통해 진정한 인류문화세계가 구축되는 날이 조금이나마 가까워질 것이라 믿는다. 정경 예술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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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기초예술 종사자가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딴따라, 이른바 수준 낮은 광대에 지나지 않았다. 기초예술가가 대중음악과 춤을 바탕으로 공연하면 가차 없이 이단아, 그리고 비주류로 낙인이 찍혔다.
우리나라의 해묵은 갈등 중 하나인 지역감정과 같이, 기초예술인들은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되 대중문화는 업신여기는 '장르감정'을 빚어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수면 위로 드러난 예술계의 양상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기초예술대학은 수도권에서 먼 지방쪽부터 정원 미달이 발생하고,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관련 학과들이 줄이어 폐지됐다. 이에 반해 미디어와 대중문화의 인재를 양성하는 실용예술과는 점차 학과가 확대되었고, 입시 경쟁률 또한 높아졌다. 이에 그치지 않고 대중문화는 각종 최신 매체와 플랫폼을 통해 한류를 만들어냈고, 이는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거대한 문화적 축(axis)이 되었다.
기초예술가들은 뒤늦게서야 문화융성의 국정기조 아래 고전예술의 대중화를 선포했지만 지금까지의 흐름만 놓고 보자면 고전의 대중화는 실패에 가깝다. 기초예술과 대중문화의 간극은 더욱 벌어지고 있으며, 현대사회에서 고전의 존재는 점차 구시대의 화석처럼 굳어지고 있다.
과연 이에 대한 대책이 존재할 수 있을까? 사견이지만, 먼저 클래식은 대중화되어서는 안 된다.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대중문화의 행보를 쫒는 대신, 확실한 입지 구축을 통해 고전예술이 곧 고급예술임을 지속적으로 어필해야 한다. 즉 고전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어렵고, 지루하며,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만 만날 수 있는 환상적인 예술 그 자체로 존재해야 한다.
둘째로 단계별 맞춤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고전 예술에 대한 기초예술 전공자와 대중의 인식 차이는 그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대중이 기초예술을 처음 접할 때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중간 단계가 필요한 것이다.
셋째로 기초예술과 대중문화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삼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이 절실하다. 기초예술은 대중문화가 태어난 모체로서 품격과 자부심을 온존한 채 유입되는 대중에게 고전의 매력을 전달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현재 무대 위 예술은 예술가의 실연을 관객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와 같은 고착화된 공연 구조에서 필연적으로 결핍되는 요소가 바로 '소통'이다. 이를 역으로 읽으면, 공연 중에 관객과 실연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자유로운 소통이야말로 고전예술에 부재하는 소통에 대한 해소책임을 깨닫게 된다.
어떤 소통과 문답이 오갈 지 예상하기 어렵기에 이는 무대위의 실연자에게 있어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삼아야만 예술가는 객관적이고 대중적인 잣대로 다음 무대에 올릴 스스로의 예술에 대해 바라보고, 숙고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또한 기획자 역시 결핍된 부분을 채워가는 보다 발전된 기획이 가능해지며, 연출자는 관객의 입장에 이입하여 긴장을 풀지 않을 것이기에 작품, 나아가 공연 전반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예술상인을 자처하며 매년 약 120여 회, 정기적으로 융합 플랫폼 장르인 오페라마(Opera+Drama=OPERAMA)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공연 마지막 코너인 'Q&A'를 통해 관객의 흥미로운 질문을 독자에게 소개하고, 그에 따른 대답을 이번 칼럼에 기고하고자 한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올바른 언론, 저널리즘의 본질은 유권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현시대 고급예술이라 자위하는 기초예술가에게 공적인 무대에서 질문하고 답을 듣는다는 것. 아주 단순하고 기초적인 소통일 것이나 이러한 예술경영학적 과정이 쌓여 흐름을 만들어 나간다면 기초예술을 통해 진정한 인류문화세계가 구축되는 날이 조금이나마 가까워질 것이라 믿는다. 정경 예술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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