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페라마 토크 콘서트 관람 후, 오페라 티켓을 직접 구입해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예술의 전당에 오페라 관람을 가려고 하니 덜컥 겁이 나는 건 사실이다. 오페라 작품 자체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오페라마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는가?

A: 몇 주 전에 우연히 클래식 전문 매거진을 통해서 충격적인 데이터를 접했다. 현재 서울 예술의 전당 사장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티켓 판매 수익이 뮤지컬 57.8%, 오페라는 1.4%를 기록했다. 대한민국의 기초예술 극장의 상징인 예술의 전당에서조차 오페라보다 뮤지컬의 수익이 5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니 가슴이 아프다. 경영적인 관점에서만 본다면, 오페라는 여전히 팔리지 않는 불편한 상품이다.

몇 년 전, 국내의 대기업에서 흥미로운 의뢰가 왔다. 회사의 우수 회원 200여 명에게 문화혜택을 위해서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작품을 단체 관람한다는 것이다. 작품으로는 이탈리아의 작곡가 `쟈코모 푸치니(G. Puccini)`의 `라 보엠(La Boheme)`을 예매했다고 했다.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는 것이다. 작년에도 우수 회원 행사를 위해서 두 번의 문화 공연 관람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뮤지컬 관람은 호응이 좋았지만, 오페라는 대부분 지루했다는 반응이기에 담당자로서 골치가 아프다는 것이었다. 올해 마지막으로 오페라 관람을 한 뒤, 만약 작년과 같은 상황이 된다면 내년부터 오페라를 빼고 뮤지컬과 대중가수 콘서트로 전환한다고 전했다. 현재 활동하는 성악가로, 경영학을 전공한 예술경영학자로 관객과 객석의 거리를 좁히는 건 기초예술 콘텐츠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중간계를 담당하는 오페라마 플랫폼 과정이 존재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것이 `오페라 보러 가기 전 오페라마`를 제작하게 된 배경이다.

현재 오페라마 토크 콘서트는 10~50대 <골든 보이스>, 20~60대 <정신 나간 작곡가와 키스하다>, 30~70대 <오페라 보러 가기 전 오페라마>, 40~80대 <한국 가곡 전상서>, 10~90대 <하소서>까지 관람하는 연령대와 콘셉트에 맞춰진 총 5개의 콘텐츠가 진행되고 있다. 오페라를 포함하여 공연하는 클래식 음악회는 `모두`를 대상으로 삼는다. 목표 타겟층이 없는 상품의 마케팅은 결국 `아무`도 없게 만든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듣지 않던 클래식을 조금 여유가 생긴 50대부터 갑자기 섭취하려 하니 30년 이상의 공백 기간을 가진 기초예술은 당연히 거북하다. 오페라마는 이 상황과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연령대와 콘셉을 나눴지만, 지금 당장 다음 주에 오페라를 보러 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야말로 `속성(速成)` 과정이 필요하다.

의뢰한 기업 담당자의 요청에 따라 `오페라 보러 가기 전 오페라마 : 라보엠` 콘텐츠를 200여 명을 대상으로 제작했다. 푸치니의 라보엠은 총 4막의 오페라이기에 각 막마다 가지는 의미를 전달했다. 오페라를 처음 보는 입장에서 다시 바라보니 전공자인 내 입장만이 강했다. 다시 오페라를 처음 관람하는 고객의 눈높이에 바꿔서 각 막의 내용을 보다 간단히 정리했다. 1막은 주역들의 사랑 시작, 2막은 주역과 조역들의 사랑 전개, 3막은 그들 사랑의 권태기, 4막은 여자 주인공 미미의 죽음과 슬픔이다.

실제 기업의 우수 회원들을 대상으로 `오페라 보러 가기 전 오페라마 : 라보엠`을 진행할 때는 여느 오페라마 토크 콘서트처럼 설명하고, 노래하면서 즐겁게 진행됐다. 하지만 가장 각광받았던 포인트는 이 부분이다. "3막은 남여 두 주인공의 권태기입니다. 내용도 구질구질하고 짜증 나니, 3막에서는 다들 주무세요. 대신 4막에서는 여자 주인공이 폐렴으로 죽으니 그 장면은 보셔야 됩니다. 만약 계속 주무시는 분이 옆에 있다면 4막 시작할 때는 깨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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