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마 콘텐츠로 풀어보는 오페라 이야기

▲ 오페라마예술경영연구소장 바리톤 정경

(서울=국제뉴스) 정경 칼럼니스트 = 오페라 작품 '피가로의 결혼'은 오페라 부파(opera buffa)로 분류된다. 오페라 부파는 18세기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상대적으로 가벼운 내용을 담은 희극적 오페라를 이른다.

모차르트 작품인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는 양식상 오페라 부파에 속한다. 오페라 부파의 반대 개념은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로, 이는 그리스 신화나 고대의 영웅담 등을 그린 엄숙하고 비극적인 오페라 장르다.

'피가로의 결혼'은 총 4막으로 구성된다. 상당히 긴 분량이지만 유쾌한 해학과 풍자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이제껏 수많은 관객들을 감동, 매료시켜왔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담고 있는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 제1막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제목 그대로 피가로라는 인물이 결혼하는 과정에서 겪는 일들을 묘사한 이야기이다. 주인공 피가로는 스페인 세비야의 명문인 알마비바 백작 가문에 속한 하인이다. 순탄하고 행복하게 펼쳐질 것만 같았던 그의 결혼은 모든 극에서와 마찬가지로 거대한 장애물에 부딪히고 만다.

피가로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알마비바 백작이 피가로와 가약을 맺게 될 하녀, 수잔나에게 흑심을 품기 시작한다. 로지나라는 여인과 결혼한 뒤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듯 보였던 백작은 결혼생활의 권태기를 맞이해 호시탐탐 불륜을 저지를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백작을 오랫동안 보필해 온 피가로는 이 사실을 눈치채고 수잔나와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백작을 크게 골탕 먹이겠다고 다짐한다.

'백작 나리, 춤을 추시겠다면 기타를 연주해 드리지요(Se vuol ballare, signor Contino, il chitarrino le suonero)'라는 아리아에는 그의 굳은 결심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굳은 다짐에도 불구하고 피가로에게 황당한 일이 닥친다. 백작 저택의 선임 가정부인 마르첼리나란 여인이 결혼을 요구한 것이다. 피가로에겐 과거 마르첼리나에게 돈을 빌리고 이를 갚지 못한다면 무슨 일이든 마르첼리나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는 서약을 한 바가 있었던 것이다. 피가로는 백작을 견제해야 하는 상황에 이어 설상가상으로 마르첼리나와의 재판 분쟁까지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만다.

◇ 제2막

남편의 무관심에 한숨을 지으며 신세를 한탄하는 백작 부인 로지나의 아리아, '사랑을 주소서(Porgi, amor)'를 엿들은 피가로는 꾀를 낸다. 이윽고 백작 부인, 수잔나와 함께 공모하여 백작을 골탕 먹일 묘안을 떠올린다.

◇ 제3막

자신의 부인, 수잔나, 심복인 피가로가 합심하여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한 백작은 격노한다. '난 이렇게 한숨만 쉬어야 하나(Vedrò, mentr’io sospiro)'라는 아리아를 통해 자신의 분노를 표출한 백작은 이어 피가로에게 복수하고 수잔나를 차지하기 위해 재판에 개입한다. 피가로와 마르첼리나가 결혼해야만 한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어이없게도 피가로와 마르첼리나가 모자지간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백작의 계략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반전의 기회를 잡은 피가로는 백작에게 반격하기 위한 마지막 계획을 꾸민다. 백작이 자신의 부인을 수잔나로 오해하게 만들어 망신을 주겠다는 음모를 꾸민 피가로는 백작 부인으로 하여금 편지를 읊게 하고 수잔나가 이를 편지에 받아 적게 만든다.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아리아가 바로 그 유명한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Che Soave Zeffiretto)'이다.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피가로와 수잔나의 결혼식이 시작되고, 수잔나는 계획대로 백작에게 몰래 편지를 건넨다.

◇ 제4막

수잔나의 편지를 전해받은 백작은 밀회장소로 향한다. 백작은 수잔나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의 앞에 서 있던 것은 수잔나의 옷을 걸친 백작부인 로지나였다. 백작은 분을 감추지 못하며 이에 가담한 모든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 날뛰지만 백작 부인이 모두를 사면하면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그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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