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아트룸 뉴스] 정 경의 아티스트 시선 제2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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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perama 작성일2023-11-20 조회1,313회본문
수많은 이해관계 때문에 삼켜왔던 문화예술계 이슈를 아티스트이자 예술경영학 정 경 박사(Ph.D)의 균형 잡힌 시선으로 만나봅니다.
“예술의 길을 묻다. 아티스트 시선”
- 제20장
독일 출신의 리릭 테너 가수 프리츠 분더리히는 친구의 시골 별장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35세를 일기로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모차르트 작품과 리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던 분더리히는 크리스탈처럼 투명한 목소리와 또렷한 발음, 지적이며 절제된 해석으로 예술계에서 독보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가 연주한 슈만의 ‘시인의 사랑’은 오늘날까지도 장르의 표준으로 남아 있고, 수많은 테너들이 그의 해석을 따르고 있습니다. 프리츠 분더리히는 생전에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나는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올릴 작품을 2000회 이상 연습한다.” 젊었음에도 그가 역대 최고의 기량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이토록 연습을 중요시한 덕분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현재 266개의 문예회관이 있습니다. 각 공연장에서 일년에 약 200회 공연이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한해 소화하는 공연 건수는 약 5만 3천회 이상으로 인구대비 결코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그런데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연습할 공간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대도시나 수도권은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나 지방 중소 도시나 농어촌지역에 거주하는 공연예술인들은 연습을 한 번 하기 위해 단체로 몇 시간씩 차를 몰거나 대절하여 이동해야 하는 막막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공연예술은 그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더 많은 관객을 공연장으로 불러들이며, 나아가 관객들로 하여금 유료 티켓에도 기꺼이 지불할 의사를 갖게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수준 높은 퍼포먼스를 위해서는 충분한 연습 시간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연습실의 숫자가 부족하여 한 국가의 예술 수준이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다거나, 사회적으로 예술이 흥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된다는 것은 한 명의 예술가로서 낯뜨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관련 부처는 물론 민간 차원의 협력까지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뛰어난 예술은 당대의 예술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을 받았을 때 비로소 그 싹을 틔우곤 했습니다.
아티스트 시선, 정 경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문화예술뉴스 <아트룸 뉴스> 40회는 하단의 링크에서 시청가능합니다.
➡️ 바리톤 정 경 [Claudio Jung Official]: https://youtu.be/XQeaYe4LfDU?si=pGnNS7hWn_2tem5k
➡️ 한경arteTV: https://www.youtube.com/watch?v=e6ywh7YGJ6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