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 교수의 오페라마] 오페라 보러가기 전, 오페라마
페이지 정보
작성자 operama 작성일2019-11-13 조회3,114회관련링크
본문
Q: 오페라마 토크 콘서트 관람 후, 오페라 티켓을 직접 구입해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예술의 전당에 오페라 관람을 가려고 하니 덜컥 겁이 나는 건 사실이다. 오페라 작품 자체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오페라마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는가?
A: 몇 주 전에 우연히 클래식 전문 매거진을 통해서 충격적인 데이터를 접했다. 현재 서울 예술의 전당 사장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티켓 판매 수익이 뮤지컬 57.8%, 오페라는 1.4%를 기록했다. 대한민국의 기초예술 극장의 상징인 예술의 전당에서조차 오페라보다 뮤지컬의 수익이 5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니 가슴이 아프다. 경영적인 관점에서만 본다면, 오페라는 여전히 팔리지 않는 불편한 상품이다.
몇 년 전, 국내의 대기업에서 흥미로운 의뢰가 왔다. 회사의 우수 회원 200여 명에게 문화혜택을 위해서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작품을 단체 관람한다는 것이다. 작품으로는 이탈리아의 작곡가 '쟈코모 푸치니(G. Puccini)'의 '라 보엠(La Boheme)'을 예매했다고 했다.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는 것이다. 작년에도 우수 회원 행사를 위해서 두 번의 문화 공연 관람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뮤지컬 관람은 호응이 좋았지만, 오페라는 대부분 지루했다는 반응이기에 담당자로서 골치가 아프다는 것이었다. 올해 마지막으로 오페라 관람을 한 뒤, 만약 작년과 같은 상황이 된다면 내년부터 오페라를 빼고 뮤지컬과 대중가수 콘서트로 전환한다고 전했다. 현재 활동하는 성악가로, 경영학을 전공한 예술경영학자로 관객과 객석의 거리를 좁히는 건 기초예술 콘텐츠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중간계를 담당하는 오페라마 플랫폼 과정이 존재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것이 '오페라 보러 가기 전 오페라마'를 제작하게 된 배경이다.
현재 오페라마 토크 콘서트는 10~50대 <골든 보이스>, 20~60대 <정신 나간 작곡가와 키스하다>, 30~70대 <오페라 보러 가기 전 오페라마>, 40~80대 <한국 가곡 전상서>, 10~90대 <하소서>까지 관람하는 연령대와 콘셉트에 맞춰진 총 5개의 콘텐츠가 진행되고 있다. 오페라를 포함하여 공연하는 클래식 음악회는 '모두'를 대상으로 삼는다. 목표 타겟층이 없는 상품의 마케팅은 결국 '아무'도 없게 만든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듣지 않던 클래식을 조금 여유가 생긴 50대부터 갑자기 섭취하려 하니 30년 이상의 공백 기간을 가진 기초예술은 당연히 거북하다. 오페라마는 이 상황과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연령대와 콘셉을 나눴지만, 지금 당장 다음 주에 오페라를 보러 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야말로 '속성(速成)' 과정이 필요하다.
의뢰한 기업 담당자의 요청에 따라 '오페라 보러 가기 전 오페라마 : 라보엠' 콘텐츠를 200여 명을 대상으로 제작했다. 푸치니의 라보엠은 총 4막의 오페라이기에 각 막마다 가지는 의미를 전달했다. 오페라를 처음 보는 입장에서 다시 바라보니 전공자인 내 입장만이 강했다. 다시 오페라를 처음 관람하는 고객의 눈높이에 바꿔서 각 막의 내용을 보다 간단히 정리했다. 1막은 주역들의 사랑 시작, 2막은 주역과 조역들의 사랑 전개, 3막은 그들 사랑의 권태기, 4막은 여자 주인공 미미의 죽음과 슬픔이다.
실제 기업의 우수 회원들을 대상으로 '오페라 보러 가기 전 오페라마 : 라보엠'을 진행할 때는 여느 오페라마 토크 콘서트처럼 설명하고, 노래하면서 즐겁게 진행됐다. 하지만 가장 각광받았던 포인트는 이 부분이다. "3막은 남여 두 주인공의 권태기입니다. 내용도 구질구질하고 짜증 나니, 3막에서는 다들 주무세요. 대신 4막에서는 여자 주인공이 폐렴으로 죽으니 그 장면은 보셔야 됩니다. 만약 계속 주무시는 분이 옆에 있다면 4막 시작할 때는 깨워주세요."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 몇 주 전에 우연히 클래식 전문 매거진을 통해서 충격적인 데이터를 접했다. 현재 서울 예술의 전당 사장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티켓 판매 수익이 뮤지컬 57.8%, 오페라는 1.4%를 기록했다. 대한민국의 기초예술 극장의 상징인 예술의 전당에서조차 오페라보다 뮤지컬의 수익이 5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니 가슴이 아프다. 경영적인 관점에서만 본다면, 오페라는 여전히 팔리지 않는 불편한 상품이다.
몇 년 전, 국내의 대기업에서 흥미로운 의뢰가 왔다. 회사의 우수 회원 200여 명에게 문화혜택을 위해서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에서 펼쳐지는 오페라 작품을 단체 관람한다는 것이다. 작품으로는 이탈리아의 작곡가 '쟈코모 푸치니(G. Puccini)'의 '라 보엠(La Boheme)'을 예매했다고 했다.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는 것이다. 작년에도 우수 회원 행사를 위해서 두 번의 문화 공연 관람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뮤지컬 관람은 호응이 좋았지만, 오페라는 대부분 지루했다는 반응이기에 담당자로서 골치가 아프다는 것이었다. 올해 마지막으로 오페라 관람을 한 뒤, 만약 작년과 같은 상황이 된다면 내년부터 오페라를 빼고 뮤지컬과 대중가수 콘서트로 전환한다고 전했다. 현재 활동하는 성악가로, 경영학을 전공한 예술경영학자로 관객과 객석의 거리를 좁히는 건 기초예술 콘텐츠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중간계를 담당하는 오페라마 플랫폼 과정이 존재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것이 '오페라 보러 가기 전 오페라마'를 제작하게 된 배경이다.
현재 오페라마 토크 콘서트는 10~50대 <골든 보이스>, 20~60대 <정신 나간 작곡가와 키스하다>, 30~70대 <오페라 보러 가기 전 오페라마>, 40~80대 <한국 가곡 전상서>, 10~90대 <하소서>까지 관람하는 연령대와 콘셉트에 맞춰진 총 5개의 콘텐츠가 진행되고 있다. 오페라를 포함하여 공연하는 클래식 음악회는 '모두'를 대상으로 삼는다. 목표 타겟층이 없는 상품의 마케팅은 결국 '아무'도 없게 만든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듣지 않던 클래식을 조금 여유가 생긴 50대부터 갑자기 섭취하려 하니 30년 이상의 공백 기간을 가진 기초예술은 당연히 거북하다. 오페라마는 이 상황과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연령대와 콘셉을 나눴지만, 지금 당장 다음 주에 오페라를 보러 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야말로 '속성(速成)' 과정이 필요하다.
의뢰한 기업 담당자의 요청에 따라 '오페라 보러 가기 전 오페라마 : 라보엠' 콘텐츠를 200여 명을 대상으로 제작했다. 푸치니의 라보엠은 총 4막의 오페라이기에 각 막마다 가지는 의미를 전달했다. 오페라를 처음 보는 입장에서 다시 바라보니 전공자인 내 입장만이 강했다. 다시 오페라를 처음 관람하는 고객의 눈높이에 바꿔서 각 막의 내용을 보다 간단히 정리했다. 1막은 주역들의 사랑 시작, 2막은 주역과 조역들의 사랑 전개, 3막은 그들 사랑의 권태기, 4막은 여자 주인공 미미의 죽음과 슬픔이다.
실제 기업의 우수 회원들을 대상으로 '오페라 보러 가기 전 오페라마 : 라보엠'을 진행할 때는 여느 오페라마 토크 콘서트처럼 설명하고, 노래하면서 즐겁게 진행됐다. 하지만 가장 각광받았던 포인트는 이 부분이다. "3막은 남여 두 주인공의 권태기입니다. 내용도 구질구질하고 짜증 나니, 3막에서는 다들 주무세요. 대신 4막에서는 여자 주인공이 폐렴으로 죽으니 그 장면은 보셔야 됩니다. 만약 계속 주무시는 분이 옆에 있다면 4막 시작할 때는 깨워주세요."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