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의 오페라마] 목소리 성부(聲部)에 대한 고찰
페이지 정보
작성자 operama 작성일2019-09-18 조회2,862회관련링크
본문
Q: 오페라마 공연 중에 사람의 목소리가 파트에 따라 구분 된다고 들었다. 음역대가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달라지는지 궁금하다. 만약 중간 음역대인 여성의 메조소프라노나 남성의 바리톤 파트가 고음역대를 연습하고 노력하여 소프라노나 테너로 성부가 바뀔 수 있는가?
A: 사람의 목소리는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지리적으로 우리나라보다 날씨가 추운 러시아나 북유럽 지방의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키가 크고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 이는 추운 날씨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자연적인 현상이다. 반대로 우리나라보다 날씨가 더운 아프리카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키가 작고 몸무게가 가볍다. 인류가 기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목소리를 생성하는 성대에도 차이가 생기게 되는데, 몸 안의 두 개의 현(絃)인 성대의 길이 차이가 결정된다. 키가 크고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성대의 길이가 길어져 저음이 나고, 키가 작고 몸무게가 적게 나가면 성대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고음을 잘 낼 수 있다. 현악기의 현을 예를 들자면, 바이올린은 현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고음 파트를 맡는다. 반대로 첼로, 콘트라베이스는 현의 길이가 길어서 저음부가 풍부해 저음 파트를 연주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다면 이미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대 길이를 뛰어 넘어 성부를 변환 할 수 있을까? 필자는 현재 바리톤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고, 과거에 이 질문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다. 고음역인 테너는 오페라에서 대부분 주인공과 주연을 맡지만 중간 음역대인 바리톤은 오페라에서 대부분 악역과 조역 역할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고음 연습을 통해서 바리톤에서 테너로 바꿀 수 있을까?'
스페인 출신의 저명한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는 데뷔를 바리톤으로 했다. 하지만 그는 테너로 파트를 바꿔 다시 데뷔했다. 그 이후, 전 세계 극장에서 숫자로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의 콘서트와 오페라 주역가수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로도 활동한다. 그야말로 장르를 뛰어넘는 클래식계 슈퍼스타이다. 도밍고의 성공으로 많은 바리톤 가수가 테너로의 전향을 도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와 같이 목소리의 음역대를 바꿔서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린 오페라 가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처럼 성부전환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 고음이 잘나면 고음역 가수, 고음이 나지 않으면 중음역 혹은 저음역 가수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대로 성대의 길이가 짧으면 상대적으로 고음을 낼 때 유리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성대의 길이가 길더라도 고음을 내는 가수는 많다. 즉 몸이 장대하고 성대가 길어 풍부한 저음을 자랑하는 베이스 가수라도 발성의 메카니즘이 훌륭하다면 테너 파트가 내는 고음을 낼 수 있다. 그렇다고 그 베이스가 테너가 되는가? 반대의 경우이다, 분명 성대의 길이가 짧고 목소리의 음색이 테너인데 고음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는 바리톤인가?
놀랍게도 70억 인구의 목소리는 모두 다르다. '성문(聲門')의 모양도 미세하게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목소리를 두고 순위를 결정하고 평가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세상에 하나뿐인 당신의 목소리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다. 그렇기에 성부에 대한 지식은 중요하다. 각각이 가진 성대의 길이와 음성의 빛깔에 따라서 파트는 결정된다. 변종으로 목소리가 두꺼운 베이스가 테너보다 고음을 잘 사용해도 베이스는 베이스다. 반대로 테너가 고음이 안 나고 오히려 저음이 잘 사용해도 테너는 테너다. 이는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마찬가지다. 연습으로 내가 가진 성부를 변환하여 다른 파트로 간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성대는 소모품이다. 하루에 노래 할 수 있는 시간과 양이 정해져 있으며, 호흡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올바르지 않은 발성으로 지속적인 무리를 준다면 성대 결절이 생긴다.
이처럼 성구의 전환은 연습을 통해서 결정되는 간단한 사항이 아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음악과 빛깔을 들어보자. 얼마나 아름다운가?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처럼 내가 가진 소리보다는 남들의 소리가 좋게 느껴진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방금 전의 질문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인식을 바꿔야 한다. 내가 가진 나의 소리와 성부, 음색을 사랑해야 한다. 아끼고 인정할수록 나의 소리는 윤기가 나며 빛나게 된다. 명심하자. 나의 목소리는 상당히 훌륭하다는 사실을.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 사람의 목소리는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지리적으로 우리나라보다 날씨가 추운 러시아나 북유럽 지방의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키가 크고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 이는 추운 날씨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자연적인 현상이다. 반대로 우리나라보다 날씨가 더운 아프리카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키가 작고 몸무게가 가볍다. 인류가 기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목소리를 생성하는 성대에도 차이가 생기게 되는데, 몸 안의 두 개의 현(絃)인 성대의 길이 차이가 결정된다. 키가 크고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성대의 길이가 길어져 저음이 나고, 키가 작고 몸무게가 적게 나가면 성대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고음을 잘 낼 수 있다. 현악기의 현을 예를 들자면, 바이올린은 현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고음 파트를 맡는다. 반대로 첼로, 콘트라베이스는 현의 길이가 길어서 저음부가 풍부해 저음 파트를 연주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다면 이미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대 길이를 뛰어 넘어 성부를 변환 할 수 있을까? 필자는 현재 바리톤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고, 과거에 이 질문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다. 고음역인 테너는 오페라에서 대부분 주인공과 주연을 맡지만 중간 음역대인 바리톤은 오페라에서 대부분 악역과 조역 역할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고음 연습을 통해서 바리톤에서 테너로 바꿀 수 있을까?'
스페인 출신의 저명한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는 데뷔를 바리톤으로 했다. 하지만 그는 테너로 파트를 바꿔 다시 데뷔했다. 그 이후, 전 세계 극장에서 숫자로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의 콘서트와 오페라 주역가수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로도 활동한다. 그야말로 장르를 뛰어넘는 클래식계 슈퍼스타이다. 도밍고의 성공으로 많은 바리톤 가수가 테너로의 전향을 도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와 같이 목소리의 음역대를 바꿔서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린 오페라 가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처럼 성부전환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 고음이 잘나면 고음역 가수, 고음이 나지 않으면 중음역 혹은 저음역 가수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대로 성대의 길이가 짧으면 상대적으로 고음을 낼 때 유리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성대의 길이가 길더라도 고음을 내는 가수는 많다. 즉 몸이 장대하고 성대가 길어 풍부한 저음을 자랑하는 베이스 가수라도 발성의 메카니즘이 훌륭하다면 테너 파트가 내는 고음을 낼 수 있다. 그렇다고 그 베이스가 테너가 되는가? 반대의 경우이다, 분명 성대의 길이가 짧고 목소리의 음색이 테너인데 고음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는 바리톤인가?
놀랍게도 70억 인구의 목소리는 모두 다르다. '성문(聲門')의 모양도 미세하게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목소리를 두고 순위를 결정하고 평가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세상에 하나뿐인 당신의 목소리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다. 그렇기에 성부에 대한 지식은 중요하다. 각각이 가진 성대의 길이와 음성의 빛깔에 따라서 파트는 결정된다. 변종으로 목소리가 두꺼운 베이스가 테너보다 고음을 잘 사용해도 베이스는 베이스다. 반대로 테너가 고음이 안 나고 오히려 저음이 잘 사용해도 테너는 테너다. 이는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마찬가지다. 연습으로 내가 가진 성부를 변환하여 다른 파트로 간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성대는 소모품이다. 하루에 노래 할 수 있는 시간과 양이 정해져 있으며, 호흡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올바르지 않은 발성으로 지속적인 무리를 준다면 성대 결절이 생긴다.
이처럼 성구의 전환은 연습을 통해서 결정되는 간단한 사항이 아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음악과 빛깔을 들어보자. 얼마나 아름다운가?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처럼 내가 가진 소리보다는 남들의 소리가 좋게 느껴진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방금 전의 질문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인식을 바꿔야 한다. 내가 가진 나의 소리와 성부, 음색을 사랑해야 한다. 아끼고 인정할수록 나의 소리는 윤기가 나며 빛나게 된다. 명심하자. 나의 목소리는 상당히 훌륭하다는 사실을.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